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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북토크] “돌봄이 돌보는 세계" 조한진희(2024.11.14)

2024-11-20

11월 14일 오후 7시 건강책방 일일호일(종로구 효자동)에서 조한진희 작가님을 모시고 “돌봄이 돌보는 세계”(조한진희 외) [제4차 돌봄과 미래 북토크]가 열렸습니다. 

(재) 돌봄과 미래 학술위원회 위원인 조유성(한살림연합)님이 사회자로 진행을 맡았습니다.



작가는 90년대부터 돌봄 문제에 관심을 가졌는데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 인식을 물려받지 않으려는 90년대 페미니스트 운동이 배경이었다고 합니다. ‘보살핌’이 ‘돌봄’이란 용어로 바뀐 것도 이때라고. 건강 손상으로 2009년부터의 투병 생활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돌봄은 잔여적 복지" 

작가는 한국 사회에서 돌봄 노동의 연원을 간략히 정리했습니다. 1997년 IMF 이후 돌봄노동은 사회화 요구가 있었지만, 시장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처음으로 ‘장애인 활동 지원사’란 이름의 공식적인 돌봄 관련 직업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되면서 ‘요양보호사’란 명칭이 널리 쓰이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돌봄은 시혜적, 잔여적 복지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돌봄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채택되었지만 돌봄에 대한 시민 토론이 없다면 과거의 실수를 또다시 반복하게 됩니다.


"돌봄 민주화'의 의미"   

작가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담론 형성을 강조합니다. ‘돌봄의 공공성’으로 국가에만 맡긴다면 돌봄은 채워질 수 없으며, ‘돌봄의 사회화’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돌봄의 사회화’는 ‘돌봄 민주화’를 포함하는 것인데, 우리 사회 시민 모두가 돌봄에서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돌봄은 시장화만 가속되고 있습니다.

작가는 돌봄이 제도와 서비스 내용 측면에서만 다루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돌봄이 우리 사회를 견인할 수 있는 대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소견을 밝혔습니다.


"필리핀 가사 도우미" 

참여자들의 여러 질문 가운데 인상 깊었던 것은 ‘필리핀 가사 도우미’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작가는 독일의 외국 간호사와 일본의 외국 요양보호사를 사례로 들었습니다. 이들 국가는 그들이 들어올 때 ‘차별금지법’ 적용을 전제하였다고 합니다.

바로 이것이 한 국가의 윤리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질문과 대답은 우리 사회의 돌봄에 대한 인식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일 겁니다.

한국 사회의 돌봄 문제에 대해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깨우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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